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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ERA 1.42' 후반기 윤길현은 신기루였을까

2019-02-13 수, 09:47 By 케이비리포트
2018시즌 후반기 부활 조짐 보인 윤길현

2019시즌, 부활할 수 있을까

▲ 2019시즌 후반기 안정감을 되찾았던 윤길현 ⓒ 롯데 자이언츠

2015시즌 롯데는 불펜 대란이라 불러도 될만큼 헐거워진 뒷문으로 인해 어려운 한 시즌을 보냈었다. 때문에 시즌이 종료된 이후 FA 시장에서 손승락과 윤길현을 동시에 영입하며 대대적인 뒷문 보강에 나선 바 있다.

당시 4년 60억원의 계약을 맺은 손승락과 함께 윤길현은 4년 38억의 계약을 맺으며 불펜 투수로는 더 할 나위 없는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에는 마무리 손승락도 물론 좋은 선수지만 비교적 적은 FA 비용으로 전천후 불펜 투수인 윤길현을 영입한 것이 좋은 계약이었다며 롯데의 오프시즌 행보를 높게 평가한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롯데 합류 이후 윤길현과 손승락의 활약도는 극과극으로 갈렸다. 손승락은 3시즌 동안 롯데에서만 85세이브를 따내며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 잠궜다. 당시에 30대 중반에 접어드는손승락에게 비교적 많은 비용을 투자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확실하게 뒤집은 모습이었다.

반면 윤길현의 경우 팀에서 기대한 견고한 불펜 투수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이적 첫 두시즌까지는 10홀드 이상을 기록(2016년 16홀드-2017년 13홀드)하기도 했지만 두 시즌 모두평균자책점이 6점대였다.(2016년 60이닝 6.00-2017년 39.1이닝 6.41)

※ 윤길현 롯데 이적 이후 주요기록

▲ 기록=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윤길현을 영입할 당시 그에게 붙었던 평가는 '셋업맨과 마무리등 불펜 보직을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였다. 때문에 총액 60억을 투자한 마무리 손승락보다 더 효율적인 영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평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3년간 윤길현의 활약은 냉정하게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았다. SK 시절 단단했던 윤길현의 모습은 없었다.

실제로 2016시즌 당시만 해도 손승락 앞에서 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 역할을 맡으며 필승 계투진에 포함 되어 있었던 윤길현이지만 2017년 중반 이후로는 중요한 보직을 부여받지 못했다. 오히려 1군보다 퓨쳐스리그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그 때문에 윤길현은 2019년이 지나도 FA 자격을 다시 부여받지 못한다. 무리 없이 1군 출장을 이어갔더라면 FA 계약 이후 4시즌을 충족해 자격을 재취득했겠지만 2016시즌을 제외하고는 1군 등록일수가 모자라 올 시즌이 지나면 FA 계약이 아닌 일반 계약으로 롯데와 다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올시즌 연봉 '풍파'를 겪었던 송은범의 입장과 유사하다. 송은범 역시 이적 이후 4시즌이 지났지만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해 FA 자격을 다시 취득하지 못했다. 3시즌 부진한 이후 4번째 시즌 반등에 성공했던 송은범이지만 연봉 삭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부진했던 윤길현 역시 입장이 다르지 않다. 그나마 송은범의 경우 4번째 시즌에 그나마 반등에 성공했지만 그래도 앞선 3시즌의 부진을 씻지 못했다. 만약 2019시즌마저 윤길현이 특별한 활약 없이 끝마친다면 더 안좋은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적인 부분은 있다. 애초에 윤길현이 롯데 이적 이후 부진에 빠진 것은 고관절 부상이후로 몸상태가 정상적이지 못했던 것이 컸다. 그는 전형적인 구위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의 투수기 때문에 구위가 떨어질수록 마운드에서 더 작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필승조에서 빠져 비교적 적은 이닝을 소화하며 몸을 관리한 덕에 현재는 몸상태가 매우 좋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몸상태를 회복하고 올라온 지난 해 9월 이후 윤길현은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구위를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9월 이후에만 출전했던 윤길현은 13경기에 출전해 12.2이닝을 던지며 1.4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역시 0.182로 낮았다. 윤길현의 구위가 점차 정상적으로 돌아왔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윤길현이 없는 사이 롯데는 손승락과 짝을 맞출 새로운 불펜투수를 여러번 발굴해냈다. 2017년에는 박진형과 조정훈이 그 역할을 해냈고 2018년에는 오현택과 구승민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윤길현과 다르게 오랜 기간 불펜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본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다.

실제로 박진형은 부상으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조정훈은 아예 은퇴를 하고 말았다. 그들과 비슷한 이닝을 단기간에 소화한 구승민과 오현택을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간 큰 활약 없이 몸상태를 끌어올린 윤길현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준다면 롯데는 한층 더 여유로운 불펜 운용을 할 수 있다. 좋은 불펜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롯데 이적 이후 윤길현은 단 한번도 크게 웃어본적이 없었다. 자신에게 쏠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과연 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윤길현은 그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적 이후 가장 가벼운 몸상태로 부활을 노리는 윤길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