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STAT BUZZ
 STAT 리포트

[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삼성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다니엘 팔카

2020-08-09 일, 02:48 By 정강민
'범용성 대신 한우물' 팔카, 삼성 마른 우물 파주나?
'장타율 8위' 삼성 타선, 팔카로 강화성공?

[사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올해 색다른 방향성을 추구했던 삼성의 타선은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다린 러프는 떠났지만, 팀 타선의 짜임새로 이를 극복하면서 수비를 탄탄히 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영입한 살라디노는 초반의 불안감을 지워가고 있었다. 중간중간 공백이 아쉽긴 했지만, 활발한 활약을 통해 팀 타선을 끌어가고 있었다. 만약 그가 꾸준히 출전했다면, 빅5(두산, 키움, NC, LG, KT) 타선에는 못미치더라도 탄탄한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의 공백을 차치하게 할 더 큰 고민거리가 생기고 말았다. 허리 통증으로 빠져있다가 회복 과정을 거쳐 다시 돌아온 지 고작 1주일만에 KIA 투수 김현수의 투구에 허리 쪽을 강타당한 것이었다. 아직 완치되지는 않았던 부위에 다시 강한 충격을 입은 살라디노는 부상 회복이 지체되면서 단기간 내에 다시 뛰기는 어려운 몸상태가 되었다. 그러면서 삼성은 부상 초기의 낙관적인 시선을 거두고 대체자를 물색할 수 밖에 없었다.

아쉬운 이별을 결정한 삼성은 타선을 냉철하게 돌아봤다. 살라디노를 데리고 짠 팀 타선은 유기적인 구성을 통해 버텨내는데는 성공했지만 그 위를 바라보긴 어렵다는 결론으로 대체자는 살라디노와 달리 한방과 해결능력을 갖춘 타자를 뽑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한 시즌 27홈런을 폭발시킨 다니엘 팔카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전에도 아시아권에서 노려온 타자로, 데뷔시즌의 활약이라면 올 일이 없었겠지만 2년차 시즌의 지독한 징크스로 메이저리그에서 밀려났다가 다시 반등하지 못한 케이스였다.

타선의 중심축을 확실히 세우길 원하는 삼성의 선택 자체는 괜찮았다. 타선은 시즌 전 예상에서의 우려보다는 선전하고 있었지만 위력은 부족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타선 상위 5걸(두산, 키움, NC, LG, kt)과 격차가 많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후반기 판을 흔들려는 삼성은 팔카의 파워를 전면에 내세우려 하고 있다.

# HISTORY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조지아공과대학교의 중심타자로 대학무대를 평정하고 프로무대를 밟은 팔카는 루키리그와 하위싱글A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프로 첫 관문에서 0.9에 육박하는 OPS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딛었고, 홈런도 9개를 기록했다.

이듬해 싱글A에서 22개의 홈런과 82개의 타점을 기록하며 파워를 보여줬지만, 전반적으로는 정확성이 좋지 않아 다른 부분에서도 조금씩 손해를 본 측면이 있었다. 이 부분은 그 다음 시즌인 2015시즌 상위싱글A에서 .280의 타율과 29개 홈런을 기록하며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안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잠시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이 해에는 적극적으로 도루도 감행하면서 커리어 사상 가장 활발한 플레이로 시선을 잡은 해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5시즌 후 애리조나는 포수 겸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허만을 영입하면서 그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좋은 활약을 해줬지만 팀에는 당시 쟁쟁한 외야수들이 많은 실정이었고, 트레이드 상대 허만도 포수와 더불어 외야수로 활용이 가능한 희소한 자원인지라 애리조나 조직 내에는 밝은 미래를 그리긴 어려웠었다. 그래도 새출발을 했던 채터누가(더블A) 팀에서 .270의 타율과 .547라는 준수한 장타율을 보여주며 여전한 활약을 이어갔고 트리플A 무대로 빠르게 옮길 수 있었다.

2016시즌 트리플A에서 잠시 경험을 쌓고 이듬해 본격적으로 트리플A 정복에 나선 팔카였지만,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는 2017시즌 직전 40인 로스터에 입성했지만, 개막 후 상당 기간을 놓치며 84경기에만 출전했고, 성적도 타율만 좀 그럴듯했을뿐 장타력을 살리지 못했다. (11홈런 순수장타율 .157) 그 결과 한 해만에 40인 로스터 제외수순을 밟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 측에서 클레임을 걸며 새로운 곳으로 향했다.

화이트삭스의 선택은 신의 한수였다. 그는 124경기에서 27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는 괴력을 뽐내며 신인왕 투표 5위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해냈다. 허약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외야진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이었고, 아담 앵걸 다음으로 외야진에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했다. 팀의 전력이 안정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유력 외야 유망주들도 많아 향후 쉽지 않은 주전경쟁이 예고되긴 했지만, 충분히 하얀양말군단의 한 축을 맡을만한 활약을 해줬었다.

하지만 잠시 보였던 희망은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팔카는 개막 후 78타석 동안이나 안타를 치지 못했다. 79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긴 했지만, 곧바로 트리플A로 내려갔다. 그리고 트리플A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몇차례 더 콜업되어 빅리그 경기에 나선 결과 메이저리그에서 .107 .194 .179라는 매우 나쁜 성적으로 모든 장점을 잃으며 몰락했다.

시즌 종료 후 40인 명단에서 제외되었지만 원하는 팀이 없어 화이트삭스 트리플A로 향한 팔카는 이후 코로나 팬데믹을 만났다. 60인 명단에서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었지만 팀은 그를 외면했고, 마이너 시즌의 종료로 그대로 1년을 쉴 위기에 처했다. 그 때 그를 오랫동안 관찰한 삼성의 제안이 왔고, 한국 무대를 누빌 수 있게 됐다.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팔카의 성향은 공갈포라 불리는 선수들 중에서도 상당히 극단적이었다. 세이버매트릭스 시대의 홈런타자답게 타구속도도 상당하고 배트스피드가 준수한 것은 장점이었다. 하지만 그 반동으로 공을 맞추는데 형편없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할 초중반의 타율 정도로만 공을 맞출 수 있다면 많은 홈런 수가 동반된 자신의 타격을 해낼 수 있지만, 그게 실패했을 때는 작년 메이저리그에서의 모습처럼 완전히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공을 고르는 타자도 아니면서 컨택도 약하다보니 삼진 누적이 빠를 수 밖에 없었다. 

▲ 팔카의 타구발사각도
출처: Baseball Savant 

마이너리그에서의 많은 볼넷은 투수들의 공을 공략해 많은 홈런을 뺏어내는 등 타석에서 지배력을 보인 결과에 더 가까웠다. 메이저리그는 정면승부와 정교한 공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볼넷을 얻어내지 못했고 타격에서의 생산성이 저하되는 결과가 됐다. 한국 리그는 빅리그보다 쉬운 공을 만나겠으나, 실전 감각이 빠르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할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수비에서는 강견을 바탕으로 하는 우익수의 이미지가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6시즌 동안 우익수로서 2900이닝을 소화해 33개의 외야 어시스트라는 것은 괜찮았던 성적이다. 하지만 빅리그에선 수비로는 팀에 폐를 끼치는 수준의 활약으로(디펜시브런세이브 통산 -13 / UZR -8.1 / OAA -12), 자신의 좁은 수비 범위 내에 오는 타구가 아니라면 처리를 전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비수였다. 중견수에 위치할 한국 최고 수준의 외야수비수 박해민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주루 측면에서는 그렇게 느리지 않은 스피드를 바탕으로 팀에 도움이 될 주자로의 활약도 가능하다. 수비범위 부분에서 보인 허점의 경우 주력이 문제가 아니었다. 빅리그 평균인 초당 27피트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26.6피트의 스프린트 속도로 이는 작년 15도루를 기록한 추신수와 비슷한 수치였다. 마이너 시절 많은 도루를 기록한 시즌도 있긴 했으나 한국에서는 크게 기대하진 않을 것이다. 대신, 루상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팀 컬러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주루플레이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좋은 거포로 활약할만한 요건들이 다 있지만, 컨택이 마지노선을 지켜줄지 여부에 따라 저 요건들이 살아날지 모두 묻힐지가 갈리는 선수다. 메이저리그보다 낮은 수준에서는 그간 컨택이 마지노선을 널럴히 넘어서며 리그를 지배해왔다는 점을 기대하며 그를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 특수 상황에 따른 실전 감각 부재만 넘어설 수 있다면, 삼성은 러프와 같은 구실을 해줄 타선의 중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KBO 외국인 선수와의 비교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살라디노와 비교하자면 말그대로 대조적인 성향의 선수이다. 그리고 그 성향이 타선의 중심을 세우기 위한 선택으로써 팔카를 영입한 이유가 된다. 건실한 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가진 내야수가 사라지는 대신, 대단한 한방 능력이 있는 공격 특화 코너 외야수가 온 것은 삼성 타선이 그만큼 공격력, 특히 파워에서 한계를 인정한 것이고 상위권 팀과 대응을 위해서는 공격의 핵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결정한 것이 두 선수 간의 우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각자가 긁어줄 수 있는 가려운 부위가 달랐던 것일 뿐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살라디노의 활약은 팀에서 만족해했고, 교체 사유 또한 어디까지나 부상의 장기화로 남은 시즌 소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점점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교체의 성패는 단순히 팔카가 자신의 방식으로 다재다능의 부재를 달래줄 수 있을지에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팀 입장에서, 팔카가 한국 리그에서 따랐으면 하는 모델. 그리고 팔카 본인이 추구하는 모델. 삼성의 전 외인타자 러프가 될 것이다. 삼성에서 함께한 3년간 3-4-5의 타출장을 기록하고 30홈런-100타점을 바라볼 수 있는 삼성 타선의 가장 크고 중요한 톱니였다. 이런 타자는 선수들에게 우산 효과를 제공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줄 수 있다. 러프를 잃고 다재다능을 택하면서 잃었던 그 가치를, 이젠 팔카에게 기대하고 있다.

로맥은 입단 당시 사실은 불안한 타자였다. 바로 끔찍한 컨택 능력을 일본프로야구에서 보여준 끝에 퇴출된 직후였기 때문이었다. 팔카도 메이저리그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온 선수로, 비슷하게 통하는 부분이 있다. 먼저 이 우려를 겪은 로맥은 진출 첫 해인 2017시즌 .242의 타율로 여전히 문제는 있었다. 하지만 31개의 홈런포와 많은 볼넷을 고르면서 OPS는 잘 만들었다. 팔카에게 참고가 될 사례로, 다른 선수보다 적은 컨택 성공에도 거기서 힘을 증명해내면 팀이 원하는 바는 충족해줄 수 있을 것이다.

# 팔카의 메이저리그 활약 영상

https://tv.kakao.com/v/388876483

# 관전포인트

▲ 팔카의 타구 히트맵

출처: Baseball Savant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의 여파로 인해 대체선수로 들어올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실전감각이라는 포인트가 가장 큰 변수가 됐다. 60인 선수 안에도 들어가지 못한다면 올해 미국에서 야구하기는 이전에도, 앞으로도 상당히 요원한 상황이다. 팔카 또한 공식 경기는 한 번도 치르지 못한 상황으로 입국해 개인훈련을 더 이어가야 한다. 첫 주자로 들어왔던 러셀과 반스는 준수한 대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팔카도 이들을 따라갈지가 초반의 가장 큰 포인트가 될 것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봐야할 부분은 팔카가 공을 맞출 수 있는지의 여부가 될 것이다. 워낙 작년 메이저리그에서의 공을 맞춰내는데도 버거워했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고, 실전감각이 떨어진 것도 겹치다보니 더 그렇다. 

다만 팔카는 마이너리그에서는 이 정도로 컨택에 어려움을 겪은 타자는 아니었고, 스윙 3번 중 한 번은 공을 맞춰내지 못하는 애런 저지와 같은 선수도 얼마든지 있다. 많이 맞추지 못하더라도 그 안에서 질 좋은 타구만 양산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적응만 한다면 충분히 지배력을 보일 것을 기대할 수 있는 그가 KBO 투수들의 공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공을 잘 맞추기 위해서는 치기 좋은 공에 손을 대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존을 잘 설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안쳐야 할 공에 방망이를 참는 스킬은 마이너리그 수준까지는 유지가 됐었다. 특히 지난 2년간은 마이너리그에서 이전보다도 더 많은 볼넷을 골라내는 데도 성공했다. 마이너 투수들이 이전보다 더 피하는 승부를 가져가는 것도 있겠지만, 타석의 15%를 볼넷으로 얻은 것을 보면 본인 선구안 자체도 향상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적절한 존 설정으로 향상된 선별능력을 통해 한국에서도 트리플A에서의 좋은 성적을 이을지 주목된다.

▲ 팔카의 트리플A 득점권 성적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타선의 중심축이 되기 위해 필요한 해결사 이미지에서 팔카는 그간 많은 부족함을 보여왔다. 최근 4시즌 트리플A 득점권 타격은 한결같이 눈에 띄지 못했다. 2018년만 유일하게 득점권 OPS가 시즌 OPS보다 많이 앞섰으나, 이 시즌엔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뛰다보니 트리플A 득점권에서 단 15타석만 타격을 했던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팔카의 한 방과 득점 생산을 기대하고 데려온 상황에서 이 이미지는 좋지 않아 보인다. KBO에서는 득점권에서 팔카의 타격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살라디노의 부상 이탈이 교체 수순으로까지 이어지는, 계산에 없던 변수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고자 다시 고민했고, 팀의 타선이 위를 바라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진단을 내려 이에 맞는 처방을 내렸다. 지금까지는 적절한 판단과 냉철한 진단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제 해결책으로 처방된 팔카가 타선 중심축으로서 삼성의 후반기 역전극의 전기를 마련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