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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15년만에 데뷔 팀으로, 완벽한 마무리 꿈꾸는 고효준

2017-12-06 수, 10:02 By 이정민
15년전 방출했던 친정팀 롯데로 돌아온 고효준

다사다난했던 커리어 친정팀에서 화려한 마무리 꿈꾼다.

▲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이후 납회식에 참석한 고효준 ⓒ 롯데 자이언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게 된 좌완투수 고효준의 커리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세광고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좌완투수로 평가받던 고교시절의 고효준은 2002년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당초 한화의 지역 1차지명 후보로도 손꼽히던 고효준이었기에 2차 1라운드 지명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시작만 보면 보통의 상위급 고교 유망주들과 같았지만 이후의 커리어는 순탄하지 않았다. 고효준은 롯데에서 1시즌을 보낸 이후 팀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1군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2차 1라운드로 뽑은 고졸신인이 1년만에 방출을 당하는 것은 결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속사정은 이렇다. 당시 롯데 감독이었던 백인천 감독이 고효준의 가능성을 낮게 보아 팀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시 롯데 프런트는 세대 교체를 명목으로 백인천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한 상황이라 별다른 반발없이 결정에 그대로 따랐다.

이는 롯데의 큰 실수였다. 방출 이후 SK에 입단한 고효준은 빠르게 1군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2005년에는 한풀이라도 하듯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뛰어난 피칭을 보였다. 이 해 고효준은 57.2이닝을 소화하며 67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구위가 뛰어난 좌완투수가 부족했던 롯데는 고효준을 보낸 것을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좀 자리를 잡을까 싶었던 고효준이었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06시즌 발목 부상을 당하며 감을 완전히 잃은 뒤 재활에만 매진했다. 2군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이후 팀에 김광현,정우람,이승호,전병두등 수준급 좌완 투수들이 1군 로스러를 꽉 채워 고효준에게는 파고들 틈이 없었다. 실제로 본인이 구단 사무실을 찾아가 트레이드를 요청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인고의 세월을 견디자 또다시 좋은 날이 찾아왔다. 절치부심하고 맞이했던 2009시즌 고효준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SK 투수진의 스윙맨으로 맹활약했다. 11승을 거두며 생애 처음으로 두자리 승수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해 126.2이닝을 소화했음에도 152개(리그 3위)의 삼진을 잡아내는 어마어마한 탈삼진 능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고효준의 이닝당 탈삼진 비율은 나란히 탈삼진 1,2위를 차지한 '괴물' 류현진이나 '포크볼러' 조정훈보다도 높았다.

▲ 고효준의 전성기였던 SK 와이번스 시절. 아이러니하게도 SK 왕조에서 전성기를 보낸 그였지만 우승반지를 끼지는 못했다. ⓒ SK 와이번스

전성기 시절에도 그의 특이한 이력은 계속 되었다. 6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3번의 우승을 차지한 'SK 왕조'시절과 함께 전성기를 보낸 고효준이었지만 그는 이 시기에 단 1개의 우승반지도 가져오지 못했다. 2007년과 2008년은 고효준이 2군에만 머물렀고 2010년에는 시즌 막판 밸런스를 잃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막상 그가 참가했던 한국시리즈에서 SK는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또한 당시 김성근 감독의 요청으로 병역 문제를 미루며 웃지못할 해프닝도 겪었다. 2011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를 위해 출국해야 했지만 고효준은 병역법에 의해 출국이 어려워 국내에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국내에 남은 고효준을 위해 양상문(현 LG단장)코치를 투수 인스트럭터로 채용해 그에게 1대1 과외를 맡기기도 했었다.

꿈에 그리던 우승 반지를 얻은 팀도 모두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친정팀 롯데나 고향팀 한화 그리고 전성기를 보낸 SK도 아니었다. 고효준의 커리어내내 큰 연관이 없었던 KIA 타이거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6년 시즌중 임준혁과 트레이드되어 KIA 유니폼을 입게 된 고효준은 KIA에서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두 시즌을 KIA 투수진의 마당쇠로 좋은 활약을 보여준 고효준은 2017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어 팀의 8년만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제 우승반지도 끼고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고효준에게 안정이 찾아오나 싶었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는 다시 한번 변화를 맞이했다. 시즌을 마치고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하게 된 것이다. 이적하게 된 팀은 재밌게도 1년만에 자신을 방출했던 친정 팀 롯데였다. 다사다난했던 커리어의 시작점에 돌고돌아 마무리를 위해 오게된 것이다.

15년전과 달리 롯데가 고효준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비록 투수로 많은 나이라 40인외 드래프트로 이적을 하게 되었지만 고효준의 구위와 기량은 젊은 투수 못지 않다. 특히나 롯데의 팀 사정을 생각하며 고효준은 더욱 중용될 수 밖에 없다. 

롯데 불펜에 좌완투수는 양과 질적으로 모두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나 좌완 영건 김유영은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어 내년시즌 롯데 마운드에서는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효준이 없었다면 롯데는 이명우 한명으로 온전히 시즌을 치뤄야만 했다. 이명우는 고효준에 비해 성적도 좋지 않을 뿐더러 나이도 82년생으로 고효준보다 한 살 위다. 롯데 마운드의 속사정을 살펴보면 고효준에게 큰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출,부상,트레이드 요청,늦은 군입대,트레이드,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2차 드래프트 이적, 고효준은 프로 선수로 겪어볼만한 특이한 사항은 모두 경험하고 다시 커리어의 시작점이었던 롯데로 돌아왔다. 다사다난했지만 모두의 기억에 남을만한 성공적인 프로 경력을 보내고 있는 고효준, 그는 친정팀 롯데에서 안정적인 마무리와 함께 다시 한번의 우승 트로피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