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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함덕주-곽빈-박치국’ 두산 영건 불펜, 혹사의 그림자

2018-05-03 목, 01:26 By 이용선
등판 경기 수, 소화 이닝, 투구 수, 연투로 본 불펜 투수 혹사

KBO리그 초반 판도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벗어나고 있다. 중상위권으로 평가받았던 NC 다이노스는 2일 현재 14승 19패 승률 0.424로 8위에 처져있다. NC 추락의 원인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믿는 도끼’ 불펜이 붕괴된 탓이 크다.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76으로 리그 최하위다. 

NC는 지난해까지 외국인 선발 투수를 제외하면 불펜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컸다. 지난해의 경우 NC 불펜은 587.2이닝으로 10개 구단 불펜진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팔꿈치 수술 및 시즌 아웃이 결정된 NC 마무리 임창민 ⓒ NC 다이노스

지난 2일 NC 마무리 임창민의 팔꿈치 수술 및 시즌 아웃이 결정되었다. 임창민은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3년 연속으로 정규 시즌에서 매해 60경기 및 6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여기에 포스트시즌과 프리미어 12 및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소화한 임창민은 팔꿈치 인대 손상을 피하지 못했다. 

‘출석 체크’ 내몰린 불펜 투수들

불펜 투수의 혹사는 비단 NC만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2018시즌 초반부터 상하위권 팀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혹사가 우려되고 있다. 

최다 등판 공동 1위 두산 박치국 ⓒ 두산 베어스 

5월 2일 현재 가장 많은 경기에 ‘출석 체크’한 불펜 투수는 3명이다. 19경기에 등판한 박치국(두산), 이명우(롯데), 강윤구(NC)다.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소화 이닝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명우(13.1이닝)와 강윤구(9.2이닝)에 비해 사이드암 박치국은 17.2이닝을 소화해 이닝 부담도 적지 않았다. 

18경기에 등판한 불펜 투수는 곽빈(두산)과 서균(한화)이다. 곽빈은 17.1이닝, 서균은 11.1이닝을 던졌다. 고졸 신인으로 만 19세에 불과한 곽빈의 경우 혹사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체의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혹사는 몸에 상당한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최다 등판 불펜 투수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이어 17경기에 등판한 불펜 투수는 유원상(NC), 김지용, 정찬헌(이하 LG), 임현준, 최충연(삼성)이다. 최다 등판 10걸에 포함된 10명의 투수는 모두 소속팀이 치른 경기의 절반 이상 마운드에 올랐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등판을 이어갈 경우 올 시즌 72경기 이상 등판이 예상된다. 이들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  

송은범, ‘제2의 전성기’에도 우려스러워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23.1이닝을 소화한 송은범(한화)이다. 그는 올해 새롭게 연마한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특별한 보직도 없이 1군과 2군을 들락거리는 신세였지만 올 시즌에는 당당히 필승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다 이닝 및 최다 투구 수를 기록 중인 한화 송은범 ⓒ 한화 이글스

하지만 만 34세의 베테랑인 송은범의 초반 혹사는 이미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4월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0.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 패전을 기점으로 최근 6경기 중 5경기에서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송은범의 평균자책점은 9.00,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는 0.915로 부진하다. 

KBO리그 최다 이닝 불펜 투수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송은범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불펜 투수는 삼성 선수들이다. 최충연(20.1이닝)과 심창민(19.2이닝)이다. 특히 최충연은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불펜 투수로는 부담스러운 1.1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 사이에 해당하는 4월 22일 kt전에는 1이닝 3피안타 2피홈런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심창민 역시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1.1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일 대구 SK 와이번스전에는 1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실점으로 부진했다. 

두산 마무리 함덕주 (사진 = OSEN)

KBO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불펜 투수는 함덕주(두산)로 18.2이닝을 던졌다. 그는 당초 마무리 김강률의 앞을 막는 셋업맨으로 낙점되었으나 김강률의 부진으로 마무리로 급히 전환되었다. 

하지만 함덕주는 1이닝 마무리가 아니라 소위 ‘중무리’에 가깝다. 최근 6경기 중 5경기에서 1.1이닝 이상을 던졌다. 24일 문학 SK전에는 2이닝을 던져 세이브를 거둔 뒤 다음날인 25일 경기에 등판해 이틀 연투하기도 했다. 결국 25일 경기에는 아웃 카운트를 전혀 잡지 못한 채 2피안타 1피홈런 1실점으로 난조를 노출했다. 

서진용의 355구,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투구 수 또한 투수 혹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송은범은 423구로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투구 수를 기록했다. 구원 등판으로만 400구 이상 던진 투수는 그가 유일하다. 송은범은 이닝과 투구 수 모두 리그에서 가장 많은 불펜 투수다. 

SK 서진용 ⓒ SK 와이번스

투구 수 최다 2위를 기록한 불펜 투수는 서진용(SK)으로 355구다. 16경기에서 17이닝을 소화하는 가운데 많은 투구 수를 기록했다. 그는 이닝 당 출루 허용(WHIP)이 1.71, 피OPS가 0.932로 좋지 않다. 상대 타자들을 많이 내보내니 투구 수가 불어날 수밖에 없다. SK 힐만 감독은 서진용을 차세대 마무리로 기대하고 있지만 투구 수에 입각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보인다. 

KBO리그 최다 투구 수 불펜 투수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 다음으로 투구 수가 많은 투수로는 함덕주(345구), 진명호(롯데, 338구), 최충연(330구)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진명호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3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59로 이미 커리어하이를 작성 중이다. 하지만 진명호의 많은 투구 수는 경계가 필요하다. 

롯데 진명호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선발진의 붕괴로 인해 불펜에 돌아가는 부담이 크다. 롯데 불펜은 123.2이닝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1위 두산, 불펜 영건 혹사의 그늘

혹사의 또 다른 지표는 연투다. 과거와 달리 4일 연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3일 연투가 마지노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틀 연투라도 누적될 경우 불펜 투수에게는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불펜에서 몸만 푸는 경우까지 공식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기에 불펜 투수의 부담은 기록으로 드러나는 수준보다 더욱 큰 것이 사실이다.  

3일 연투 3회를 기록한 삼성 임현준 ⓒ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3일 연투에 가장 많이 나선 투수는 임현준(삼성)이다. 그는 3번의 3일 연투를 기록 중이다. 좌완 사이드암의 희소성으로 인해 적극 활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O리그 3일 연투 불펜 투수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3일 연투 2회를 기록한 투수는 LG 마무리 정찬헌이다. 그는 9개의 세이브로 해당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지만 투구 내용은 매 경기 살얼음을 걷는 듯 불안하다. 급기야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0.1이닝 3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블론 세이브 패전을 기록했다. 

3일 연투 1회를 기록한 투수는 이명우, 배장호, 구승민(이하 롯데), 김지용(LG), 최충연이다. 구승민은 2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경기 도중 갑자기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자진 강판되었다. 김지용은 최근 2경기에서 3피홈런으로 부진하다.

KBO리그 이틀 연투 불펜 투수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이틀 연투는 6회가 가장 많다. 곽빈, 박치국, 이명우, 강윤구가 그들이다. 5회는 서균, 박주홍(이하 한화) 함덕주, 김강률(이하 두산), 진명호가 이름을 올렸다. 이틀 연투 5회 이상 기록한 투수 중 9명의 투수 중 4명이 두산 소속이다.  

두산 곽빈 ⓒ 두산 베어스

두산은 31경기에서 22승 9패 승률 0.710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박치국, 곽빈, 함덕주 등 불펜 영건의 혹사를 ‘두산이 너무 많이 이겼기 때문’으로 정당화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투수의 어깨는 쓰면 쓸수록 닳아 없어지는 분필에 비유된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상대 불펜 에이스 조상우의 혹사를 우려했던 두산 김태형 감독의 야구관이 그때와는 달라진 것인지 궁금하다.      

KBO리그 지도자들, 전향적 자세 필요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타고투저 추세가 지속되면서 불펜 투수들의 혹사 역시 되풀이되고 있다. 시즌 초반 보다 많은 승수를 벌어놓고 후반기에는 여유 있는 레이스를 한다는 각 팀 감독들의 의중도 엿보인다. 

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 : OSEN)

하지만 임창민의 경우에서 드러나듯 불펜 투수가 롱런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불펜 투수의 혹사를 피하기 위해서는 각 팀 별로 소수 몇몇 투수에 편중되는 불펜 운영을 피하고 보다 많은 숫자의 투수들이 이닝을 분담해야 한다. 

눈앞의 승리에 급급해 불펜 투수 혹사를 정당화한다면 KBO리그의 수준은 후퇴하고 만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미래지향적 불펜 운영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