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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ERA 꼴찌' 풋내기 투수 김원중에 달린 롯데의 2019시즌

2018-10-22 월, 10:11 By 이정민
ERA 6.94, 규정이닝 최하위 김원중

2019시즌 성장한 모습으로 팀 선발진 희망 될까

▲ 올 시즌 데뷔 이후 첫 규정이닝을 돌파한 김원중 ⓒ 롯데 자이언츠

정말 지독하게도 맞았다. 하지만 끝까지 버텼다. 지난 해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나와 100이닝 이상을 던지고 올 시즌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던진 롯데의 영건 선발 김원중의 이야기다.

지난 2012시즌 전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원중은 롯데 팀내에서도 특별하게 육성하고 있는 선발투수 자원이다. 영 좋지 않은 몸상태로 프로에 입단한 김원중에게 팀은 빠르게 군 복무를 해결하게 했다. 전역 이후에는 퓨쳐스와 1군에서 단계별로 선발투수 '수업'을 받게해 그를 1군 선발투수로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시즌은 선발투수 김원중의 가능성을 보게 만든 시즌이었다. 개막전 시리즈의 2번째 경기 선발로 등판한 김원중은 당시 팀이 15연패를 당하고 있던 NC를 상대로 데뷔 첫 선발승을 만들어 냈다.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김원중은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게 되어 체력적인 부침을 겪었지만 팀은 그에게 종종 10일 휴식을 부여하기도 하며 끝까지 선발투수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했다. 지난 해 김원중은 107.1이닝동안 5.7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7승(8패)을 수확했다.

2017시즌에 선발투수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기에 2018시즌은 팀에게도 김원중 본인에게도 많은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시즌이었다. 하지만 김원중의 2018시즌은 빈말으로도 좋다고 말하기 힘든 기록을 보였다.

※ 김원중 데뷔 이후 1군 주요 기록

▲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김원중은 규정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그 뿐이었다. 6.94의 평균자책점은 올 시즌 최하위는 물론이고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규정이닝을 소화한 853명중 852위에 해당하는 불명예 기록이다. 

평균자책점 통산 순위에서 김원중의 앞뒤로 있는 선수는 모두 82년 삼미 소속의 감사용(6.46, 850위),인호봉(6.56, 851위),김동철(7.06, 853위)이다. 아무리 최근 타고투저가 강하다지만 후기리그 1할대 승률을 기록하는등 다른 팀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전력이었던 82년 삼미의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는 것은 김원중이 분명히 짚어봐야할 문제다.

물론 좋아진 점도 있었다. 9이닝당 삼진 비율이 7.30에서 8.48로 증가했다. 김원중은 올시즌 13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리그 13위에 올랐다. 국내 투수중 김원중보다 많은 삼진을 잡아낸 투수는 양현종(152개, 8위)뿐이었다. 확실히 김원중이 가진 높은 타점에서 찍어누르는 패스트볼은 큰 장점이었고 지난 시즌을 거친 덕분인지 시즌이 거듭될수록 구속이 저하되는 문제도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운영능력이나 제구력면에서는 2017시즌과 비교해 전혀 개선된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9이닝당 홈런 비율의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김원중이 무너지는 주요 패턴은 한계 투구수가 임박하는 시점에 볼넷으로 주자를 모은 이후 막다른길에 막혀 무모한 승부를 들어가다 장타를 허용해 대량실점을 허용하는 것이었다.

6.94라는 기록적인 평균자책점과 나아지지 않는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을 보였음에도 롯데 벤치는 끝까지 김원중을 선발 로테이션에서 빼지 않았다. 이제는 전 감독이 되어버린 롯데 조원우 감독은 마지막 순간까지 김원중을 신뢰했고 기회를 부여했다. 하지만 김원중은 끝내 조원우 감독에게 보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을 기대케하는 장면은 있었다. 김원중은 롯데와 KIA가 5강의 마지막 티켓을 놓고 접전을 벌이던 광주 3연전 2번째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롯데는 전날의 승리를 이어가 연승을 거두면 막판 대역전극도 가능했기에 김원중의 어깨는 무거웠다.

하지만 1회부터 3실점(2자책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발단은 1루수로 출전한 이대호가 버나디나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면서 시작되었다. 올 시즌 김원중은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 5회도 채우지 못하고 대량실점을 하고 무너졌었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 김원중은 1회 이후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고 5회까지 이닝을 책임졌다.

5이닝 3실점(2자책점), 선발투수로서 퀄리티스타트도 충족하지 못한 그저 그런 기록이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분명 김원중이 한시즌동안 성숙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롯데는 양상문 감독을 선임하고 2019시즌에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새로운 선장이 이끌게 될 롯데의 2019시즌 성적은 아마도 선발투수에 의해 결정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시즌 막판 타순이 안정화되면서 위력을 보였던 롯데의 공격력은 가공할만 했다. 특히 신예 전병우나 내년 시즌 번즈를 대신하여 합류하게 될 새로운 외국인 중심타자등을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요소가 훨씬 많은 것이 롯데의 2019시즌 타선이다.

불펜 역시 마찬가지다. 손승락이 후반기들어 다시 컨디션을 되찾았고 홀드왕 오현택과 구승민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특히 다양한 투수들을 활용해 불펜을 운용하는 양상문 감독과도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올 시즌 롯데 부진의 원인이었던 선발진이 다시 힘을 찾는다면 롯데는 별다른 전력보강 없이도 더 높은 순위를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물론 외국인 선발투수의 구성도 중요하지만 국내 선발 투수진의 역할도 분명히 필요하다. 올 시즌은 노경은이 국내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팀을 이끌었다. 만약 김원중이 올시즌의 아픔을 밑거름 삼아 한층 성숙한 피칭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맡는다면 롯데 역시도 강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ERA 규정이닝 꼴지' 풋내기 투수 김원중은 분명히 더 성장해야할 선수다. 그리고 그 풋내기 김원중이 점점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만큼 롯데는 높은 순위를 향해 한 발자국 씩 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