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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특타지옥에서 정근우가 돌아왔다.

2015-06-17 수, 12:15 By KBReport

“밥이 넘어가. 지금? 야구 그렇게 (못) 해놓고 밥이 넘어가냐고. 지금.”

이 말은 올 시즌 초반 내내 정근우를 따라다녔다. 과거 TV 다큐멘터리에서 부진했던 자신을 질책하며 했던 말이 다시 한 번 돌아오게 된 것이다. 정근우는 지난 2월 13일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병살 수비를 하던 도중 주자의 헬멧을 맞고 굴절된 추승우의 송구에 얼굴을 맞는 다소 어이없는 부상을 당했다. 하악골 미세골절 판정을 받은 정근우는 결국 남은 스프링캠프를 마치지 못하고 귀국했고 시즌 초반 결장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4월 22일에야 시즌 첫 경기에 나선 정근우는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대단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복귀 첫 경기에서 도루를 성공하긴 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월 성적은 7경기 .136 .269 .227 2도루에 불과했다. 5월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27경기에서 .232 .309 .354 2홈런 2도루라는 정근우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꾸준히 정근우에게 믿음을 주었다. 성적이 부진함에도 2번과 3번에 주로 배치되었고 7번타순에는 1경기만 배치되었다. 물론 특타도 있었고, 펑고도 있었다. 하지만 기회는 꾸준했다. 시즌 전 부상으로 인해 준비를 못해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김성근 감독도 알고 있었고, 곧 원래 기량을 회복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정근우 (사진: 한화 이글스)

정근우는 그 믿음에 답했다. 6월 16일 기준으로 6월 13경기 동안 .388 .474 .612 2홈런 4도루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경언이 부상으로 빠진 3번 타순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정근우는 이제 이용규, 김태균, 최진행과 함께 한화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그렇다면 무엇이 정근우의 6월 반전을 만들어 냈을까. 
아래 표는 정근우의 6월 이전과 이후 성적이다.

역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다. 정근우의 통산 BABIP는 .322다. 그런데 6월 이전 BABIP는 .224로 1할 정도 낮다. BABIP가 비정상적으로 낮으니 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6월 BABIP는 .436으로 6월 이전에 비해 무려 2할이 넘게 급등했다. 이는 BABIP가 표본이 쌓이면서 점차 안정화 되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운이 나쁜 기간이 있으면 운이 좋은 기간도 있는 법이다. 

정근우의 볼넷%와 삼진% 역시 주목해야 한다. 정근우는 통산 9.5%의 볼넷%와 9.8%의 삼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은 모두 10%보다 살짝 높은 수치를 기록해 왔다. 정근우의 6월 이전 볼넷%와 삼진%를 보면 10.6%와 8.5%로 오히려 통산 기록이나 지난 2시즌 기록보다 좋다. 즉, 정근우의 선구안이나 타격 능력에 있어 기량하락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저 BABIP가 지나치게 낮았을 뿐이다. 6월 반등은 예고된 일인지도 모른다.

최근 한화의 팀 분위기는 리그에서 최고라 할만하다. 짜임새를 갖춰가는 선발진, 탄탄한 불펜, 폭발하는 타선까지 모두 좋은 컨디션이다. 정근우 역시 부진에서 탈출해 한화의 상승세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제 곧 3번 타순의 주인인 김경언이 부상에서 돌아온다. 정근우가 2번 타순에서 지금의 성적을 계속 보여준다면 한화의 타선은 더 짜임새 있고, 더 강력해 질 수 있다. 2015시즌의 남은 기간, 정근우가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는 공산은 커보인다.

길준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