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주간(8/30~9/4) 워스트11: WoW 정의윤

정의윤의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지난 주 6경기에 출장해 30타수 5안타. 삼진 3개와 병살타 하나를 기록하는 동안 사사구는 단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지난 주 그의 슬래시라인은 .167/.167/.200에 불과했으며, 득점 기여도를 의미하는 wRC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의 부진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전반기 8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0, 17홈런 69타점을 기록한 그는 후반기 41경기에서 타율 0.298, 7홈런 22타점에 그쳤다. 최근 20경기로 한정하면 타율 0.221, 0홈런 3타점이다. 슬럼프를 극복해내기는커녕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그에게 기대했던 ‘제 2의 박병호’의 모습도 점점 옅어져가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달성할 듯했던 30홈런-100타점 기록은 점점 멀어져가고, 최다안타 1위 자리 또한 고종욱과 김태균에게 각각 1개, 2개차로 추격당하고 있다. 시즌 초반 ‘MVP론’까지 등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쉬운 모습이다. 

그의 슬럼프가 길어지는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선구안의 부재로 보인다. 그는 올 시즌 68삼진을 당하는 동안 고작 24개만의 볼넷을 골라냈다. 볼넷/삼진 비율은 규정타석 타자 중 뒤에서 7위다.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수치인 IsoD(순수출루율)은 0.040으로 뒤에서 4위다. 

선구안의 부재는 생각보다도 큰 문제다. 타자들은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이른바 ‘눈야구’를 통해 슬럼프를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의 정의윤은 그렇지 못하다. 계속되는 부진으로 조급해지다보니 좋지 않은 공에 계속해서 배트가 나가고 있다. 그가 부진한 최근 20경기에서 그의 타석당 투수구는 고작 3.30개에 불과하다. 슬럼프로 인해 컨택 능력이 떨어진 정의윤은 투수들에게 손쉬운 먹잇감일 수밖에 없다. 

문제점이 확실하다면 해결책 역시 분명하다. 그가 ‘한 시즌 반짝’ 타자가 아닌 리그를 호령하는 타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구안 장착이 필수적이다. 데뷔 초반 형편없는 선구안으로 볼넷의 2배가 넘는 삼진을 기록했지만, 선구안 장착 후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난 최정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과연, 정의윤은 슬럼프를 넘어 정상급 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남은 시즌, 그의 선구안을 유심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