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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타자도 놀라는 비거리, 공인구 이상무?

2017-08-18 금, 16:55 By KBReport

2017 KBO리그 공인구. ⓒ KBO
장면 1. 타자 A가 시속 145km의 낮은 빠른공을 걷어 올렸다.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 하지만 타자는 더그아웃에 돌아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에도 고개를 연신 갸웃거린다. 자신의 타구가 홈런이 되리라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다.

장면 2. 타자 B가 풀 카운트 끝에 바깥쪽 변화구를 친 타구가 담장을 훌쩍 넘어간다. 상체를 굽힌 상태에서 팔만 휘두른 스윙이라 하체는 수반되지 않았지만 홈런이 된다. 역전 홈런을 허용한 투수가 어이없는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장면 1과 장면 2는 최근 KBO리그 경기의 실제 홈런 장면이다. 과거에는 홈런이 나올 때 타자와 투수 모두 납득했다. 타자는 투구를 '스윗 스팟'에 정확히 맞히며 힘 있는 스윙을 했다는 만족감을, 투수는 자신의 실투가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았다는 안타까움을 드러내곤 했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뜬금없는 장타에 타자와 투수가 함께 놀라는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자신의 타구에 대해 직감적으로 잘 알고 있는 타자들이 ‘내 타구가 이렇게 멀리 날아갈 줄 몰랐다’는 표정을 짓는 일이 빈번하다. 

올해도 KBO리그는 극단적인 타고투저 현상이다. 팀 타율 1위 KIA 타이거즈가 0.307, 팀 타율 0.290 이상이 10개 구단 중 절반인 5개 팀이다. 

KBO리그 10개 구단 팀 타율 및 리그 평균 타율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리그 평균 타율은 0.286이다. 과거 타율 2할 8푼의 타자는 준수한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였지만 현재는 리그 평균에 불과하다. 작년에 비해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지만 타고투저 현상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타구의 비거리 및 속도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타자들의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근육량 증가, 타격 기술의 발달, 데이터를 활용한 전력 분석, 그리고 방망이 제조 기술의 진보까지 다양한 원인을 꼽을 수 있다. 

타자들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는 홈런의 증가는 석연치 않다. 타구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강해 투수가 맞고 큰 부상을 당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2015년까지 구단 별로 사용되는 공인구는 달랐지만 몇몇 구단이 사용하는 공의 경우 반발력이 지나치게 강해 소위 ‘탱탱볼’ 논란이 일었다. KBO는 2016시즌부터 단일 공인구를 지정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 6월 KBO는 리그 단일 경기 사용구, 즉 공인구의 2차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모두 반발 계수가 합격 기준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지만 현장에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어 재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공인구에 대한 의심은 KBO리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홈런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공인구의 반발력이 증가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리그를 지배하던 에이스들마저 피홈런이 크게 늘어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공인구의 반발력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본의 야구팬들은 투수전을 선호하는 반면 한국의 야구팬들은 타격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홈런이 많이 터지고 점수가 많이 나면 당장 관중들이 열광할 수는 있다. 

하지만 타고투저 현상이 장기화되면 ‘야구의 꽃’ 홈런의 희소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대량득점 남발로 인한 경기 시간 증가로 지루함을 피할 수 없다. 

KBO리그에 대한 위기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홈런 및 대량 득점 남발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리그의 건강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공인구 반발력에 대한 의문 제기에도 KBO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케이비리포트 연재 야구카툰 전편 보기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이용선 필진 /정리 및 감수: 케이비리포트 편집팀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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