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승) 이호성 (패) 정수근 (세) 임창용 (홈런) 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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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 이호성 (패) 정수근 (세) 임창용 (홈런) 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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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 이호성 (패) 정수근 (세) 임창용 (홈런) 김바위

STAT BUZZ
 STAT 리포트

손민한의 불꽃투와 박재홍의 '측은지심'

2015-06-25 목, 01:10 By KBReport

역대 13번째 120승 투수 손민한 (사진: NC 다이노스)
 
칼날같은 바람이 길가의 눈들을 까칫하게 얼어 붙여 놓았던 2012년 1월, 손민한은 고소당했다. 자신이 6대 회장으로 있던 프로야구 선수협으로부터의 고소였다. 고소 사유는 횡령 및 배임혐의.

당시 손민한은 어깨 부상과 수술, 지리한 재활로 수년째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상태였다. 때마침 불명예스러운 송사까지 겹치자 당시 소속구단이던 롯데는 골칫덩이 손민한을 가차없이 방출했다. 통산 103승을 거둔 투수, 포스트 시즌에 가지 못한 팀에서 배출된 최초의 MVP, 롯데의 암흑기에 한줄기 빛이 되어준 선수의 마지막은 초라함과 쓸쓸함 그 자체였다.
 
그로부터 1년 후, 눈들이 거리에 거뭇하게 더께 앉아있던 1월 25일. 한 남자가 손민한에게 굳은 손을 내밀었다. 바로 300홈런을 달성하고 은퇴한 박재홍이었다. 

선수협 7대 회장이었던 박재홍은 자신이 주인공이어야 할 은퇴선언 기자회견에서 한 선수를 등장시켰다. 바로 손민한이었다. 박재홍은 그 자리에서 손민한을 용서해줄 것을 청했다. 동기인 조성민을 안타깝게 보낸 절절한 심정을 토로하며, 야구선수 손민한을 살리고 싶은 진심을 전했다.
 

박재홍은  은퇴기자회견을 통해  현역 선수로서의 바톤을 손민한에게 전했다. (화면 출처: MBC 뉴스 ) 

예상치 못했던 광경이었다. 박재홍의 은퇴기자회견이 있기 얼마 전, 손민한은  선수들에게 사과문을 보냈었다. 그러나 박재홍은 사과에 진정성은 없고 변명 뿐 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던 바 있다. 그랬던 박재홍이 왜 손민한에게 손을 내밀었을까. 
 
박재홍은 세간의 비난과 조롱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동기 조성민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또 다시 한 선수가 비리 선수, 횡령 선수라고 조롱받고 비난 받는 것을 보았다. 

‘측은지심’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차마 다 못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던가. 손민한을 모질게 비난 했음에도, 그가 고통 받는 모습, 그의 가족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며, 그를 차마 버릴 수 없었다. 결국 선수협은 손민한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고, 손민한은 2013년 4월 15일 NC의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그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어깨 통증으로 인해 재활에만 매달린 40을 바라보는 투수. 누가 그의 재기를 생각했을까? 대부분은 그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 생활을 접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세간의 예측과 달리 손민한은 일어섰다.

2013년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넘나들며 28경기에 나선 손민한은 60.1이닝 동안 23점의 자책점만을 허용했다.(ERA 3.43) 모두들 그의 부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014년에는 52경기 중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간 계투로 출전하며 역시 좋은 성적을 남기며(ERA 3.54)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제는 그의 불꽃이 언제 까지 갈지가 관심사가 되었다. 

그러나 불혹을 넘긴 올해, 여전히 그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올시즌 손민한은 13경기에 선발로 나서서 68.2이닝을 소화했다. 삼진은 32개에 불과하지만, 내준 볼넷의 개수는 단 9개(BB/9 1.18). 피칭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ERA 3.80, 8승)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이며, 그도 언제인가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할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생각보다 빨리 그 순간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예정된 수순처럼 찾아 올 수도, 혹은 예기치 못하게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 순간이 어떤 방식으로 찾아오든, 이것 하나는 기대해본다. 

언제일지 모를  마지막 마운드에 손민한이 올라선 순간, 그의 선수 생명을 이어준 박재홍 위원이 그의 앞에 배트를 들고 서 있는 장면을 말이다.

손민한 선수의 120승 달성을 축하합니다. (사진: NC 다이노스)

정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