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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10개구단별 아픈손가락(1편) : 삼성 장원삼

2015-07-08 수, 01:04 By KBReport

장원삼의 ‘홀수해 징크스’는 현재진행형?

이제 7월이 되며 완연한 여름에 접어들었다. KBO 리그에는 여름만 되면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는 의미로 ‘여름성’이라는 별명을 가진 팀이 있다. 바로 한국에서 가장 덥다고 알려진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이다. 과연 작년의 그 화려한 성적을 냈던 팀이 맞는가 싶을 정도의 성적을 보여주는 시즌 초와는 달리, 여름이 되면 본연의 위용을 되찾는 삼성이다. 

그랬던 삼성이 6월말까지도 예년과 같은 독주 체제에 진입하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와 함께 엎치락뒤치락하며 어느 팀도 1위 자리에 안정적으로 머물지 못했다. 주전 야수들의 부상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보다도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수년간 선발 자리를 든든히 채워주던 장원삼의 부진이다.

지난 4월 7일 역대 24번째 이자 좌완 2번째 100승을 거둔 장원삼 (사진: 삼성 라이온즈)

고대 그리스에서 마술에 쓰던 딱따구리의 일종인 개미잡이(Jynx torquilla)라는 새 이름에서 유래한 ‘징크스’라는 단어는 본디 불길한 징후를 뜻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선악을 불문하고 불길한 대상이 되는 사물 또는 현상이나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적인 일 등’을 일컫는다. 멘탈 스포츠라고 불리는 야구계에도 수많은 징크스가 있다. 면도를 하는지 여부부터 시작해서 옷, 기상 시간 등 그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하다. 

야구계에 만연한 징크스들 중에서도 유독 홀수해에 신통치 못한 성적을 거둔다는 장원삼의 ‘홀수해 징크스’는 꽤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장원삼은 ‘FA로이드’에 힘입어 이런 징크스마저도 날려버리고 호성적을 거두었다. 13승 10패로 패가 다소 많았지만, 선발로 뛰었던 26경기에서 154이닝을 책임지며 ERA 4.38을 올렸다. 

이듬해인 2014년 그는 선발로 24경기 출장하여 11승 5패라는 나름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짝수해에 강한 면모를 그대로 보였다. 기록적인 타고투저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ERA 4.11로 지난해보다 더욱 나아진 모습이었고, WAR 역시 전년도 1.34에서 1.43로 소폭이나마 상승하며 팀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지난 2년간 낮은 편이던 9이닝 당 피홈런 수치(13년 1.23/9, 14년 1.11/9)가 올 시즌 2.53/9으로 급상승했다. 1군 복귀전이었던 7월 5일 대구 LG전에서 1회 정성훈-히메네스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으며 잠시 내려놓았던 피홈런 1위(현재 18개) 자리도 탈환(?)했다. 

장원삼이 이렇게 ‘홈런공장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마저 떠안게 된 이유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찾을 수 있었다. 구속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던 장원삼은 웨이트 트레이너를 따로 고용할 정도로 웨이트에 힘썼다. 이런 노력 덕분에 14년(4.38/9)에 비해 9이닝당 탈삼진 수치가 7.73/9로 오르며 시즌 초에는 힘 있는 투구로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구속에 집착할수록 제구력은 난조를 보였다. 피홈런이 늘어난 것 뿐 아니라 9이닝당 볼넷 허용이 14년(2.57/9)에서 올 시즌 (3.66/9)로 1개 이상 증가했다. 예년에 비해 이닝을 쉽게 매조지하지 못하면서 투구수가 늘었고, 결국 이는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와야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피안타와 사사구가 반드시 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 장원삼의 피OPS는 0.935이다. 그 중에서도 피장타율은 0.575에 육박한다. (상대하는 모든 선수를 NC 나성범 급으로 만들어주는 성적이다.) 장타가 빈번하니 베이스를 쉽게 주고, 홈까지도 내어줄 수밖에 없다.

2015년 6월은  장원삼에게 최악의 한달이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지난 6월은 장원삼에게 악몽과도 같은 한달이었다. 2일 포항 구장에서 치러진 롯데전에서 2개의 피홈런을 포함하여 5실점하며 무너졌다. 4회를 미처 채우지 못하고 내려온 것은 당연했다. 7일 NC전에는 8피안타 2볼넷으로 6실점하며 역시나 이른 강판을 맞았다. 13일 KIA전에서 1회 나지완에게 쓰리런, 2회 김주찬에게 투런을 맞은 후 14일 자진하여 2군으로 내려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장원삼은 2군에서 제구를 가다듬은 후 5일 LG와의 1군 복귀전에서 5이닝 5안타 2볼넷 5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아직 류중일 감독과 팬들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겠지만 향후를 기대해볼 만한 여지를 남겼다. 여전히 많은 피홈런과 볼넷에 대해서는 장원삼 스스로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올 시즌 7월 7일을 기준으로 장원삼은 5승 7패 ERA 7.45를 기록하고 있다. 수비 무관 자책점 지표인 kFIP은 작년 5.66에서 6.64로 급상승했고, 현 시점에서 WAR은 –0.08로 작년의 1.43에서 대폭 하락한 수치다. (류중일 감독의 '돈내놔라 먹튀야'라는 농담이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이유다.) 

로테이션을 지키며 주기적으로 등판하는 선발투수가 팀의 승리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장원삼에게 이번 시즌은 7월부터 재시작이나 마찬가지이다. 본인 스스로 아쉬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겨우내 땀을 흘렸던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그 시도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자신에게 맞는 투구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 프로선수에게는 더욱 우선될 것이다. 

2015 시즌의 부진을 ‘징크스’로 덮어버릴 것이 아니라 부진의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예전의 장원삼으로 돌아와야 한다. 2013년 FA를 앞두고 장원삼은 징크스가 더 이상 징크스가 아닐 수 있음을 이미 성적으로서 증명해보인 바 있다. 그의 꼬릿말과도 같은 ‘홀수해 징크스’를 이제는 떼어버릴 시기가 왔다. 

장원삼이 예년의 모습을 찾는다면 삼성 왕조의 통합 5연패는 한결 수월해 질것이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채정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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