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STAT BUZZ
 STAT 리포트

10개구단별 아픈손가락(4편): 넥센 서건창

2015-08-23 일, 02:03 By KBReport
 
서교수님, 안타학개론 재수강 신청합니다

어느 분야에나 ‘연습생’들이 존재한다. 프로로서의 완생을 꿈꾸는, 그야말로 ‘미생’인 존재들이다. 프로야구에서도 육성선수라 불리는 야구판 미생들이 존재한다. 여타의 프로선수들보다 더 힘겹게 프로로 올라선 이들의 성공신화는 야구팬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든다.

지난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한 육성선수 출신에게 열광했다. 2008년 LG 트윈스에서 1군 1타석 무안타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기고 방출당했던 그는, 넥센 히어로즈에 육성선수로 입단하게 된다. 2012년 이 선수는 첫 풀타임 시즌에서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내며 신인왕과 2루수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고, 2년 뒤인 2014년에는 시즌 최다 안타,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하며 급기야 최초로 ‘단일 시즌 200안타’를 돌파했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놀라운 성적이었다. 어느 구단에도 지명받지 못했고, 그 이후에도 방출이라는 아픔을 겪으며 다시 일어서기 어려울 듯 했던 선수의 비상은 눈부셨다. 2012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한 후 빠른 발과 안정적인 작전수행 능력으로 선발 라인업의 한 자리를 꿰찼다. 프로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뻔 했던 선수의 대반격이었다. 127경기에 출장하여 0.266의 준수한 타율을 올린 서건창은 3루타 부분에서 1위, 도루 부분에서 2위(39개)를 차지하며 그야말로 ‘호타준족’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2013년 서건창은 잠시 소포모어 징크스(2년 차에 전년도 대비 부진하는 현상)에 빠졌는지 주춤했으나, 이러한 부침은 그 이듬해, ‘슈퍼스타 서건창’을 탄생시키기 위한 밑거름에 지나지 않았다. 14 시즌 초, 작년의 연장선과 같았던 부진을 떨쳐버리고 5월부터 50안타를 가뿐히 기록하며 최다안타 1위에 올라섰다. 5월 한달 동안만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고, OPS 1.083으로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기세는 페넌트레이스 끝까지 이어져, 결국 10월 17일 SK전에서 ‘단일 시즌 200안타’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2014년의 서건창은 타격, 수비, 더해서 주루까지 못하는 게 없는 선수였다. 현재 MLB에 진출하여 맹활약 중인 강정호와 키스톤 콤비를 이뤄 넥센의 안정적인 내야수비에 크게 기여했다. 201안타로 최다안타를 달성한 것도 모자라 타율 0.370으로 타격왕, 135득점을 해내며 득점왕까지 삼관왕을 휩쓸었다. 또한 도루 부문에서도 48개로 3위에 오르며 리드오프로서의 역할도 120% 해냈다. 2루수 골든글러브, 시즌 MVP를 그로 선정하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건 당연했다. (WAR은 7.51로 리그 2위,  1위는 9.42를 기록한 강정호 )

그러나 대기록 달성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부었던 탓일까. 2014 페넌트레이스 이후 치러진 포스트시즌부터 올 시즌 초까지 부진한 성적이 이어졌다. 설상가상 4월 9일 두산전에서 2루수 고영민의 위험한 수비에 따른 충돌로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중상을 입으며 꽤 긴 재활에 돌입하게 됐다. 부상 당시 시즌 아웃도 우려된다는 보도와는 달리, 약 2개월 후인 6월 13일 kt전에서 복귀했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복귀만으로도 팀과 팬들은 기뻐했었으나,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인지 예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7월말까지 36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0.237을 기록했고 OPS 역시 0.653에 그쳤다. (2014시즌 OPS 0.985) 1에 가까웠던 지난 시즌 OPS에 비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수치였다. 장타율이 하락한 것은 예전처럼 공격적인 주루를 할 수 없는 다리 상태라는 점이 크게 일조했다. 쏠쏠하게 베이스를 훔치곤 했던 발도 올 시즌 4개의 도루만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루는 부상의 여파라고 생각한다 하여도, 수비와 타격에서 슬럼프가 길게 이어지자 서건창은 전매특허와도 같았던 타격폼을 바꾸며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진통이었을까? 배트 타이밍이 늦을 뿐 아니라 애매하게 늘어난 비거리 때문에 성적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센 벤치는 부진한 서건창을 지속적으로 기용했고 일부에서는 심각한 부상에서 회복한 서건창을 너무 이른 시점에 복귀시킨게 아닌가라는 비판이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하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개선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온 서건창의 반전이 시작됐다.다시 원래의 폼으로 돌아온 서건창은 8월 한달간 23경기에서 33안타, 11타점  0.402/0.468/0.610 (OPS 1.078) 이라는 어마무시한 스탯을 기록하며 2014시즌 MVP의 명성에 손색없는 성적을 기록했다.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서건창의 WAR은 현재 1.38까지 회복된 상태다. 다만 지난시즌 그가 쌓아올린 WAR 7.51과의 엄청난 격차를 감안할때,  부상에 의한 그의 공백과 부진이 올시즌 순위 싸움에서 넥센의 고전을 가져온 주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된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한 캐스터는 “남들이 실패자라고 판단한 사람도 언젠가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서건창 선수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껏 그래왔듯, 올시즌 갑작스레 닥친 시련도 서건창은 잘 이겨내고 한 단계 더 뛰어난 선수로 도약할 것이다. 빠른 속도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그에게 필요한 것은 부담이 아닌, 팀의 배려와 팬들의 진심어린 응원일 것이다.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 (케이비리포트)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