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30번째 '3천안타' 이치로, 그의 득점기여도는?

불세출의 천재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마침내 3000안타 고지에 올라섰다. 그는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3천안타를 기록한 30번째 타자가 됐다.

8일(한국시간 기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6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그는 3번째 타석 까지는 범타에 그쳤다.

하지만 7회초 1사 콜로라도 구원투수 크리스 러신을 상대로 볼카운트 2-0에서 3구째 커터를 받아치며 우측 담장을 맞추는 3루타로 3000안타째를 기록했다.(3000안타째를 3루타로 기록한 것은 기록 달성자 30인 중 이치로가 2번째다.) 

그의 3천번째 안타는 이날 소속팀 마이애미의 9번째 득점과 직결되어 팀이 10-7로 승리하는데 기여를 했기 때문에 기쁨을 더할 수 있었다.

한편  이치로는 커리어 통산 12.5%의 높은 내야안타 비율(IFH%)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안타는 다른 선수들보다 진루를 덜 시키고, 득점 기여도도 더 낮은게 아닐까 라는 의견이 많다. 정말 그런지 확인해보자.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이치로는 2001년 이후 지금까지 179점의 RE24(득점기대값의 차이)를 기록 중이다. 이는 타석에서의 플레이 전/후 아웃카운트와 주자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리그 평균보다 팀에 179점 더 기여를 한 것이다.

한편, 그의 wOBA(가중 출루율)을 기반으로 계산한 그의 리그 평균 대비 득점 기여도(wRAA)는 62점에 불과하다. 결국 그는 wOBA로 계산된 성적보다 179-62=117점을 더 기여한 셈이다. 이 차이는 어디서 발생했을까?

사실 RE24는 타석에서의 득점 기여도 뿐 아니라, 주자로서 도루 성공/실패에 의한 득점 기여도(wSB)를 포함하고 있다.

이치로의 wSB는 총 46점이다. 따라서 wRAA와 wSB의 합인 62+46=108점과 RE24를 비교해야 더 정확하다.

그런데 wRAA+wSB로 비교하여도 여전히 RE24(179)보다 71점이 더 부족하다. 팬그래프닷컴이 제공하는 RE24에는 파크팩터 조정이 반영되어 있는데, 이치로는 전성기 대부분을 세이프코필드(.96)에서 뛰었으므로, 파크팩터 조정에 의한 이득 4.5점도 감안해야겠다.

하지만 이 모두를 감안하더라도 RE24가 66점 더 높다. 그는 특별히 득점권 상황을 더 많이 맞이한 것이 아니므로(통산 LI=1), 이 66점은 그의 클러치 능력으로 거둔 점수라고 봐야겠다.

결국, 그가 누구보다 많은 내야안타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안타는 일반적인 안타보다 득점에 더 많은 기여를 했다. 끝으로, 2001년 이후 RE24와 wRAA+wSB의 차이가 가장 컸던 상위 10인을 살펴보자. 이 명단에서 이치로는 9위에 랭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