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4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잠실

삼성

7 - 6

롯데

STAT BUZZ
 STAT 리포트

한화는 우승의 불꽃을 쏘아올릴 수 있을까?

2015-12-29 화, 00:23 By KBReport

한화의 ‘ 21세기 첫 우승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두 시즌, 스토브리그마다 거침없이 지갑을 열며 ‘광폭투자’를 이어가던 한화의 행보가 멈추지 않고 있다. 2013시즌 종료 후 정근우(4년 70억원), 이용규(4년 67억원)를, 2014시즌 종료 후 권혁(4년 32억원), 송은범(4년 34억원), 배영수(3년 21억 5천만원)를 FA 영입한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정우람(4년 4년 84억원), 심수창(4년 13억원)을 영입하며 FA 시장의 ‘큰 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화는 팀의 기둥과도 다름없는 김태균을 4년 84억원에, 안방마님인 조인성을 2년 10억원에 붙잡으며 내부 단속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2차 드래프트에서는 쏠쏠한 자원인 송신영, 차일목, 장민석을 데려왔고, 두산에서 방출된 이재우까지 영입에 성공했다. 또한 올 시즌 막판 괴물 같은 활약을 보여준 에스밀 로저스와는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액인 19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스토브리그의 ‘광폭질주’를 거침없이 이어나갔다. 


하지만 한화의 스토브리그가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한 송신영(만 38세), 차일목(만 34세), 장민석(만 33세), 두산에서 방출된 후 영입한 이재우(만 35세), FA로 영입한 심수창(만 34세)은 모두 전성기가 지난 이른바 노장들로, 미래를 내다본 영입이라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한화는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만 21세의 박한길을, 정우람의 보상선수로 만 20세의 조영우를 내주며 미래의 마운드 자원을 잃었다. 심지어 보류선수에서 제외한 만 23세의 최영환까지 롯데와 계약하며 스토브리그에서만 무려 세 명의 젊고 유망한 투수를 잃은 셈이 됐다. 이러한 한화의 행보를 두고 당장 눈 앞만을 바라보는 근시안적인 운영이라고 비판하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15시즌, 한화는 결국 5강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사진=한화 이글스]

그렇다면 한화가 이토록 당장 눈 앞의 전력 상승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화의 의도는 매우 명확하다. 바로 ‘우승’. 단기간내에 어떻게든 우승을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팀의 미래가 다소 위태로워질지라도, 한두 시즌 내에 반드시 우승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스토브리그에서 한화가 보여준 다소 기이한 행보 역시 이해할 수 있다. 한화는 당장 한두 시즌 내에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 눈 앞의 가용자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소 나이가 많더라도 당장 성적을 올려줄 수 있는 노장들을 영입하고, ‘꼼수’라는 비난을 들어가면서까지 당장 활약이 어려운 부상자들을 보류선수에서 제외하며, 정우람과 로저스 등에게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이유는 바로 ‘단기간 내의 우승’을 위해서인 것이다.

물론 모든 프로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제나 ‘우승’인만큼, 한화의 우승을 향한 도전 자체에 의문을 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왜 지금이냐’는 것. 2009년부터 8-8-6-8-9-9-6위를 기록해온 한화는 왜 갑자기 ‘우승 도전’을 천명하게 된 것일까?


-주축 선수들의 나이, 그리고 계약기간

 
2015시즌 한화타자 WAR 순위 보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한화의 주축 선수들이 버텨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 시즌 한화의 WAR 상위 8명은 모두 만으로 서른이 넘은 고참급의 선수들이다. 투수 중 가장 높은 WAR을 기록한 박정진은 만 39세로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이며, 한화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82년생 동기 김태균-정근우 역시 30대 중반에 들어섰다. 

이들의 계약기간 역시 그다지 여유가 있는 상태가 아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중요한 활약을 해낸 안영명은 다음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취득하고, 한화 타선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정근우-이용규 역시 2년 뒤면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다. 

게다가 한화는 다른 팀에 비해 이른바 ‘치고 올라오는’ 젊은 선수가 상당히 적으며,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팀이다. 주축 선수들이 건재할 때 우승에 도전하지 못한다면 언제 다시 우승의 기회가 찾아올지 알 수 없다. 한화로서는 이들이 더 나이를 먹기 전에, 또 이들의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승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김성근 감독의 임기

김성근 감독의 임기는 2017시즌까지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의 임기 역시 한화가 이토록 서둘러 우승을 준비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그 누구보다도 단시간 내 성과를 내는데있어 일가견이 있는 감독. 지난 해 한화가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것은 팀의 장기적인 리빌딩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과 계약을 맺을 때부터 이미 ‘단기 우승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015시즌 개막 이전부터 김성근 감독이 ‘목표는 우승’이라고 언급한 것도 단순히 개인적 의견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한화는 2015시즌 우승은커녕 5강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올 시즌 가을야구 경험을 쌓은 뒤, 김성근 감독과 정근우-이용규의 계약이 만료되는 2017시즌까지 우승을 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한화로서는 다소 마음이 급해질 법도 하다.

그리고 그 마음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기존의 계획이 다소 흐트러지면서,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나이와 계약기간, 그리고 김성근 감독의 임기가 맞물린 한화는 ‘단기 우승’에 과감히 베팅할 수밖에 없었다.

-팬, 그리고 마케팅

팀의 기나긴 암흑기에도 한화 팬들은 변함없는 응원을 보냈다.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의 우승을 향한 거침없는 행보는 끝없는 암흑기를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도 해석할 수 있다. 

한화는 1999시즌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고, 2007시즌 이후 8시즌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강호 중 하나로 꼽혔던 한화는 8-8-6-8-9-9-6이라는 경이로운 순위를 이어가며 ‘꼴찌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추락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암흑기에도 한화 팬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계속되는 패배에도 팬들은 야구장을 찾았고,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2013시즌 프로야구 최초의 9위를 기록할 때에도, 2014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삼성에 22-1로 처참하게 패할 때에도 한화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쳤다. 이렇듯 순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펼치는 한화의 응원은 ‘보살팬’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사훈이 ‘신용과 의리’인 모기업에서도 이렇듯 충성심 높은 팬들의 우승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모른척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 한화가 보여주고 있는 ‘광폭행보’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지를 보내온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역시 상당부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한화의 기업이미지 광고. 
하지만 한화의 성적이 추락하며 패러디를 양산하기도 했다. 
[사진=한화 홈페이지]

또한 한화는 올 시즌을 치르며 성적이 나지 않는다면 마케팅의 효과 역시 반감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팀. ‘나는 불꽃이다’라는 카피로 대표되는 한화의 광고는 전반기 한화의 돌풍과 맞물려 많은 반향을 일으켰지만, 후반기 한화의 성적이 추락하자 ‘나는 불꼬치다’ 등 다양한 패러디물을 양산하기도 했다. 

구장명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바꾸며 마케팅 효과를 얻는 등 마케팅에 눈을 뜬 한화가 ‘단기 우승 프로젝트’를 가동한 데에는 우승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최대화하겠다는 의도 역시 적잖이 깔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과감한 도전, 성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한화의 과감한 ‘단기 우승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상황만 본다면, 한화의 전력 강화는 꽤나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의 재계약과 정우람의 영입을 통해 선발과 불펜의 중심축을 세웠으며, 송신영, 심수창, 이재우 등 충분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 투수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다음 시즌 투수 가용폭을 크게 넓혔다. 

박한길, 최영환, 조영우 등 젊은 투수들을 잃기는 했지만, 이들은 즉시전력감이라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전력으로 이들의 이탈이 당장 다음 시즌의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팀의 미래에는 다소 출혈이 생겼을지 모르지만, 당장 다음 시즌 한화의 전력은 상당히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외부 상황 역시 한화의 편이다. 최근 5년간 최강자로 군림해온 삼성은 원정도박 파문과 박석민의 NC 이적으로 전력이 대폭 추락할 위기에 놓였으며, 넥센은 박병호, 유한준, 손승락 등 핵심 자원들이 모두 팀을 떠나며 리빌딩 작업에 착수했다. 

올 시즌 극적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역시 타선의 핵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남에 따라 공격력 약화가 불가피해 보이며, 한화를 제치고 와일드카드를 따낸 SK도 윤길현과 정우람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뒷문이 상당히 취약해졌다. (2015시즌 1~5위팀 중 전력 보강에 성공한 팀은 박석민을 영입한 NC 한 팀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내/외부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한화는 2016시즌 ‘3강’후보로 불리며 우승 도전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하위의 상징과도 같았던 한화가 어느덧 대권 도전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종 순위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예측할 수 없는 법. 한화의 전력이 대폭 상승한 것은 분명하지만, 다음 시즌의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 

21세기 첫 우승을 향한 한화의 ‘광폭행보’는 성공할 수 있을까? 3개월 후면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계민호 기자(kbr@kbreport.com)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 (케이비리포트) 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