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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포수' 장성우의 가치와 kt의 선택

2015-10-23 금, 15:37 By KBReport

kt 위즈가 다사다난했던 1군 첫 시즌을 마쳤다. kt는 개막전 이후 11연패를 당하며 1군 리그의 혹독함을 뼈저리게 겪었다. 하지만 그 이후 적극적인 트레이드와 외인 교체를 통해 시즌 중반 이후 무서운 팀으로 돌변했다.

특히 5월 2일 롯데와의 4대5 빅딜은 올 시즌 kt가 둔 ‘신의 한 수’라 불릴 정도로 kt의 상승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 많다. 미래의 ‘에이스’로 평가받던 박세웅을 롯데에 내줬지만, 대형 포수감인 장성우를 받아오며 팀의 구색을 갖추게 되었다는 평가. 

실제로 kt는 롯데와의 트레이드 전까지 승률 0.115에 그쳤지만, 트레이드 이후 승률이 0.419로 껑충 뛰며 놀라운 상승곡선을 그렸다.

 장성우의 가세 이후 kt는 공수의 빈틈을 메꾸고 반등을 시작했다.
[사진=kt 위즈]


그렇다면, kt 상승세의 주역인 장성우는 어떤 선수일까? 과연, 그는 세간의 기대대로 ‘대형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일까? 올시즌 그가 남긴 기록을 살펴 보자.

장점 : 준수한 타격 능력

장성우의 컨택 능력은 리그 포수 중 상위권이다. 비록 3할 타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타율 0.284로 1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포수 20명 중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시즌 4할 타율을 넘나들던 SK 이재원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비록 양의지(0.326), 강민호(0.311) 등 리그 정상급 포수들에게는 미치지 못했지만, 포수 치고는 상당한 정확도를 보여줬다.

타석에서의 인내심 또한 상당하다. 장성우는 올 시즌 46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율 0.346을 기록했다. 몸에 맞는 공이 단 하나도 없었음에도 출루율 0.346을 기록한 것은 꽤나 준수한 기록. 또한 장성우는 타석당 4.00개의 공을 지켜보며 강민호(4.21), 백용환(4.17)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타석당 투구수를 기록했다. 

장타력 역시 크게 나무랄 데가 없다. 압도적인 장타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1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일발장타를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정리하면, 올 시즌의 장성우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공격력을 보여줬다. 2015시즌이 첫 풀타임 시즌이기에 올해의 기록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장성우가 리그 정상급 ‘공격형 포수’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은 분명하다.

단점 1 : 상당한 기복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장성우는 상황에 따라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첫 풀타임 시즌이기에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일찌감치 ‘대형 포수감’으로 주목받은 장성우이기에 아쉬움이 컸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원정 낯가림이다. 장성우는 홈에서만 무려 11개의 홈런을 터트리는 등 3할 타율-4할 출루율-5할 장타율을 기록했다. 홈구장에서의 장성우는 리그 최정상급 타자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362/.423/.618로 이어지는 슬래시라인은 리그 최고의 포수 강민호(.311/.421/.639)에 비견할 만했다. (롯데/kt 기록 합산)

하지만 원정에서의 장성우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홈에서 3할 중후반대를 기록하던 타율은 2할 초반대로 뚝 떨어졌고, 출루율과 장타율 역시 2할대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홈에서 ‘강민호급’ 활약을 선보이던 장성우는, 원정에서 ‘정범모급’ 타자로 추락했다. 전체 기록만을 봤을 때와는 달리, 홈/원정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본 장성우는 '홈보이'에 가까웠다.
 

이닝의 진행에 따른 급격한 성적 저하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장성우는 1~3회 0.353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상당히 뛰어난 기록을 냈지만, 이닝이 거듭될수록 성적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4~6회에는 1~3회보다 타율이 1할 가까이 낮아졌고, 급기야 7~9회 타율은 0.224까지 떨어졌다. 출루율과 장타율 역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 기록만으로 그가 체력에 문제를 보인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장성우가 경기가 진행될수록 타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수비 뿐 아니라 타선에서도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가 경기 후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라 볼 수 없다. 

단점 2 : 물음표 붙은 도루저지능력

의외의 약점 또한 보인다. 장성우는 데뷔 후 줄곧 견실한 수비력을 인정받아온 선수. 특히 총알같은 송구를 자랑하는 강한 어깨는 장성우의 최대 장점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장성우는 ‘강견’과는 다소 거리가 먼 모습이다.

올 시즌 장성우는 89개의 도루를 내주는 동안 29개의 도루를 잡아내는데 그치며 도루저지율 0.246을 기록했다. 이는 포수로 50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들 중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10개구단의 주전 포수 중 가장 낮다. 

물론 이는 kt의 투수들이 대부분 신인급 선수들이라는 점과 낯선 키스톤 콤비와의 호흡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성우는 롯데 소속이던 2014시즌에도 16개의 도루를 내주는 동안 단 하나의 도루도 잡아내지 못하며 0.000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했다. 

2009시즌 0.303, 2010시즌 0.333, 2011시즌 0.444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했던 장성우지만, 군 제대 이후에는 도루 저지에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요약 : 장성우+경험 = 대형 포수?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장성우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의문을 제기할 이는 많지 않다. 만 25세의 포수가 한 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2할 8푼의 타율에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는 것은 분명 흔치 않은 일. 그것도 신생팀에서 이 정도의 활약을 보였다는 점은 그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할만한 요소다.

앞서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들이 대부분 경험을 통해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원정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대부분 경험이 쌓이면 이러한 기복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또한 최근 도루저지율이 썩 좋지는 않지만, 여전히 그의 송구에는 힘이 있고 어깨에 별다른 이상징후가 포착된 적도 없다. 

한 마디로, 충분한 경험이 뒷받침된다면 리그 정상급 포수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장성우는 이미 포수에게 필요한 자질을 대부분 갖추고 있고, kt는 그에게 ‘경험’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제공하기에 상당히 적합한 팀이다.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그가 몇 시즌 내에 골든글러브에 근접한다고 하더라도 그다지 이상할 일은 아니다. 

물론 그 이전에 선행되어야할 조건이 있다. 

포스트시즌 초반부를 삼켜버릴 정도로 논란이 된 ‘장성우 사태’에 대한 진실된 반성, 그리고 그가 피해를 끼친 이들과 조직에 대해 실질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 

사건 발생 이후 1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익명의 A선수로 숨어있다가, 타팀의 원정 도박 스캔들이 터진 시점에야 비로소 공표한 사과문 하나로 파문이 진정되진 않을 것이다. ( 실질적 책임이란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법적, 금전적, 도의적 책임을 모두 포함한다.)

계속되는 이슈들로 유야무야 이 사건이 잊혀지고 솜방망이 징계 이후 별 일없다는 듯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좋은 포수’는 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좋은 선수’로 인정받을 수 는 없을 것이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된 이유는 단순히 ‘실력’ 때문만이 아니다.

소속 구단 kt의 향후 행보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kt는 사건 발생 후  장성우 뒤에 숨는 듯한 모습 등 미온적으로 대처만을 보이며 많은 비난을 샀던 바 있다. 향후 파문이 어떤 형태로 정리되든, 단기적인 손익계산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며  감싸기 식 후처리를 한다면 구단을 향한 비난의 강도만 더욱 거세질 뿐이다.

소속 선수로 비롯된 파문에 대해 다수가 납득할 만한 마무리(자체 징계 포함)와 구단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 없이는 제2, 3의 장성우 사태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 11월 2일. KBO는 총 240시간 봉사활동의 징계를 내렸고 kt 구단은 "해당 논란 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물어 2016시즌 50경기 출장정지 및 연봉 동결, 벌금 2000만원을 부과하며, 벌금은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표했고 비슷한 시기 SNS 논란이 발생한 장시환에게도 사회봉사활동 56시간을 부과했다. 

kt  구단에서 발표한 징계 수위에 대한 대체적인 반응은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야구 선수가 존경받는 인격자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인성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사진=kt 위즈]

계민호 기자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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