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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원펀맨' 니퍼트, 투펀치를 찾아라!

2016-03-14 월, 00:41 By KBReport

두산베어스의 새로운 징크스 ‘니퍼트 파트너 찾기’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수많은 선수가 KBO 리그를 거쳐 갔다. 대표적으로 타이론 우즈(OB, 두산), 펠릭스 호세(롯데), 제이 데이비스(한화), 클리프 브룸바(현대) 같은 선수들이 리그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도입 이후 ‘외국인 선수’의 영향력은 점점 커졌고 지난 2015 시즌에는 NC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시즌 MVP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좋은 외국인 선수 = 좋은 성적’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지금, KBO 10개 구단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전 세계 각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성패는 시즌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성공한다면 그 선수와 쭉 함께 하면 되겠지만 실패한다면 다시 새로운 선수를 데려와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 선정은 어느 때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보여준 한 수도권 구단의 2명의 외국인 선수를 예로 살펴보자.

2011~2015 시즌 (2012 시즌 제외) 선발 투수 A, B의 성적 비교

A : 정규 리그  98G 47승 22패 이닝 588.2 ERA 3.47 WAR 15.73(누적)
B : 정규 리그  108G 21승 33패 이닝 488.1 ERA 6.13 WAR 7.32(누적)

두 투수 모두 4시즌 동안 선발 투수로 출전해 위와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A 선수는 2011년부터 5년간 구단이 원하는 1선발의 역할을 확실히 했고 B 선수는 외국인 투수답지 않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칭스태프는 두 외국인 선수가 선발진의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길 바랐지만 B 선수로 인해 항상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수도권 한 구단은 바로 두산 베어스이고 A 선수는 니퍼트, B 선수는 니퍼트와 짝을 맞춰왔던 ‘니퍼트의 파트너’ 성적을 합산한 것이다. (2012 시즌의 프록터는 마무리 투수였기 때문에 제외)

두산은 니퍼트를 영입한 후 강력한 '원펀맨'을 얻었지만 몇 년째 세컨드 펀치를 얻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 어느새 6년차, 리그 최고의 원펀맨 더스틴 니퍼트

더스틴 니퍼트
사진 제공 – 두산베어스

모든 두산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니퍼트는 어느새 6년 차 외국인 선수가 되었다. 그가 선보인 2m 3cm의 키에서 쏟아져 내리는 150km/h대의 직구와 변화 폭이 심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는 국내 타자들이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적응 기간도 필요 없이 데뷔 시즌인 2011년부터 김선우와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도합 31승(니퍼트 15승 + 김선우 16승)을 일궈낸 니퍼트는 2014 시즌까지 4년간 매년 1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한 2015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에서 3승 0패 32.1이닝 2자책이라는 괴물 투를 선보이며 두산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두산베어스에서 니퍼트의 위상은 팀 내 단일 시즌 외국인 투수 WAR를 7위까지 비교했을 때 알 수 있다. 그는 다니엘 리오스의 뒤를 이어 2, 4위를 차지하고 있다. 1, 3위를 마크했던 리오스는 2007년 22승으로 시즌 MVP를 차지한 후 일본 프로야구의 야쿠르트 스왈로스로 이적했지만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한국에서 세운 기록의 의미가 사라졌다.

두산베어스 단일 시즌 외국인 투수 WAR 순위
(다니엘 리오스는 2008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약물 적발)

니퍼트는 지금까지 두산베어스에 몸담았던 외국인 투수 중에 실력, 인성 모두 최고라 평가받고 있다. KBO 리그에서 공을 던지는 5년간 구설수가 전혀 없었고 외국인 투수답지 않게 수비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야수들을 한 명씩 기다리며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매년 소외계층 아이들을 초청해 본인의 사비로 관람, 유니폼, 간식 등을 제공하며 ‘니느님’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선행도 해왔다. 

하지만 최고의 모습을 보였던 니퍼트도 어느새 한국 나이로 36살이 되었다. 지난 시즌 어깨충돌증후군을 비롯한 잦은 부상으로 90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주무기인 직구의 구위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두산 코칭스태프는 새로운 ‘니퍼트 파트너 찾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 8번의 실패, 그리고 마이클 보우덴 

지난 5년간 니퍼트의 파트너들  (사진제공- 두산 베어스, KBO 홈페이지)


‘니퍼트의 파트너’ 주요기록
(영입금액 단위는 $)

니퍼트가 2011 시즌 두산베어스에서 데뷔한 이후로 8명의 파트너가 KBO 리그를 떠났다. 
두산베어스는 2012 시즌의 프록터를 제외하고는 스프링캠프에서 합류한 선수를 시즌 마지막까지 끌고 간 적이 없다. 라몬 라미레즈는 경기의 부진한 모습으로 1군 마운드를 밟지도 못하고 떠났고 급하게 합류한 페르난도 니에베도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더했다. 

2012 시즌의 마무리 스캇 프록터는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세이브인 35세이브를 올리며 유일하게 제 몫을 한 선수였지만 선발 투수를 원했던 구단은 그와의 계약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지 않았다. 

두산은 2013 시즌을 준비하며 선발진 강화를 위해 MLB 출신의 좌완투수 개릿 올슨을 영입해 반전을 노렸으나 올슨과 그의 대체 선수인 데릭 핸킨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겨우 4승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이후 팀에 합류한 크리스 볼스테드, 유네스키 마야, 앤서니 스와잭 모두 5점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니퍼트의 옆자리를 채워주지 못 했다. 특히 앤서니 서와잭은 태업 논란으로 선수들과 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내기도 했다.

새로운 시즌을 대비해 기존 외국인 선수였던 니퍼트, 스와잭, 로메로 중 니퍼트만 재계약하는 방침을 세운 두산베어스는 스와잭의 자리를 대신할 투수를 비교적 빠르게 영입했다. 새로 니퍼트의 파트너가 될 마이클 보우덴은 오랫동안 스카우터들이 지켜본 선수이다. 계약 비용은 65만 달러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매년 두산베어스의 과제였던 '니퍼트 파트너 찾기'를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로 보인다.

마이클 보우덴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보우덴의 주요 성적

마이클 보우덴은 2005년 1라운드 47번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았고 2008시즌에 MLB의 마운드를 밟았다. 데뷔 초창기에는 선발로 많이 등판했지만 빅 리그의 마운드를 밟은 후로는 대부분 중간 계투로 등판했다. 

2013 시즌까지 MLB와 AAA 리그를 오가며 선수 생활을 했고 2014시즌에는 NPB 세이부라이온즈에 합류해 일본야구를 경험했다. 일본에서의 기록은 좋지는 않지만 아시아야구를 경험했다는 것은 두산베어스 입장에서 큰 플러스 요인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지난 시즌의 기록은 아주 좋다. 볼티모어와 미네소타의 AAA 팀에서 36경기 중 17경기 선발투수로 출전했고 11승 5패 2.63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

태업 논란으로 한국을 떠난 앤서니 스와잭에 비해 마이클 보우덴은 좋은 인성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 작성된 보우덴의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보우덴은 워커홀릭이고 야구를 사랑한다.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선수이며 매우 강인하고 마운드에서 대단한 열정과 집중력을 보여준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호주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선수들과 융화하려는 모습에서도 그의 인성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연습 경기를 통해 약점도 뚜렷하게 발견되었다. 일본 프로 팀과의 경기에 출전한 보우덴은 구위와 제구는 나쁘지 않았지만 주자를 견제하는 능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선수들은 1루에 나가기만 하면 보우덴의 일정한 투구 템포를 이용해 2루 베이스를 훔쳤다. MLB에 비해 뛰는 야구를 중요시 여기는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려면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주자 견제 능력을 확실히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즌 두산베어스의 선발진은 10개 구단 중 상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니퍼트 – 유희관 – 장원준 – 노경은 or 이현호로 이어지는 4명의 선발 투수는 두산베어스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인 보우덴이 9번째 ‘니퍼트의 파트너’로 KBO 리그에 도전하려고 한다. 이제는 징크스가 되어버린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마이클 보우덴이 끊어줄 수 있을지 그의 투구 하나하나에 많은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용성 객원필진/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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